2025년도 대학원 입학식 축사(2025년 4월 7일)

제27대 총장 미나토 나가히로(湊 長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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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교토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신 석사 과정 2,259명, 전문직 학위 과정 347명, 박사(후기) 과정 918명 여러분, 입학 대단히 축하드립니다. 참석하신 이사, 관계 부국장을 비롯한 교토대학 교직원 일동을 대표해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여러분을 지원해 오신 가족 및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축하 말씀드립니다.

 오늘 여러분은 학문을 더욱 깊이 탐구하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교토대학에는 다양한 학술 영역의 부서가 설치되어 있으며, 18개의 대학원 연구과와 더불어 30개가 넘는 부설 연구소와 연구센터가 여러분의 학습을 지원합니다. 또한 현대 사회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실용적인 지식과 기술의 습득을 목표로 한 5개의 리딩 대학원 프로그램과 3 개의 WISE Program (Doctoral Program for World-leading Innovative & Smart Education)도 개설되어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입학하게 될 대학원은 어떤 곳일까요? 문부과학성은 ‘우리나라의 대학원은 일정한 교육 목표, 수학 연한 및 교육 과정을 갖추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장(교육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교육 과정을 수료한 자에게 특정 학위를 수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과정 제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석사나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교육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일본의 학위 소지자 수는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에 비해 상당히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석사 학위 취득자 수는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인구 100만 명당 590명으로 이는 영국, 독일, 미국의 약 10%에서 20%에 불과합니다. 박사 학위 취득자 수 역시 마찬가지이며, 일본은 이들 유럽 주요 국가의 약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에는 역사적 배경의 차이도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학위 소지자가 학계를 넘어 사회 다방면에 걸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는 상황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정계, 산업계, 기타 언론, NPO법인 등 학계 외의 각계에서 학위 소지자의 비율이 구미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현재 정부, 산업계 및 대학을 포함한 사회 전체에서 일본의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학위 취득 인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각 학문 영역에서 석사과정 또는 박사과정의 학위 연구에 들어가게 되실 텐데 그곳에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될 것입니다. 애초에 이 구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당시 미국 대통령의 과학 고문이었던 바네바 부시(Vannevar Bush)가 해리 S. 트루먼(Harry S. Truman) 대통령에게 보낸 ‘과학-끝없는 프런티어’(Science-This Endless Frontier)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그는 대학에서 연구(research)에 전념하는 기초과학에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기업의 제품 개발(development)에 응용하기 위한 과학에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대학의 기초과학 연구에는 충분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전후 미국의 과학기술 정책에 강하게 반영되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학은 풍부한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기초연구를 통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 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인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급속한 글로벌화는 고전적인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이원론을 거의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연구의 새로운 발견과브레이크스루(과제 해결책)에 관한정보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전 세계 사회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에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기술이야말로 사회 발전의 주요 동력이자, 이것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대해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스타트업 벤처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예를 들자면 대학원 연구를 통해 얻은 지적 성과를 스스로의 손으로 직접 사회적 가치로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경제적 이윤 창출이 주 목적인 일반적인 벤처와는 달리 스타트업 벤처의 바탕에는 자신의 학술 및 과학 연구 성과를 사회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명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연구 성과를 통해 지금 당장 사회와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벤처를 임팩트 스타트업(impact startup)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본교에서도 매우 활발한 스타트업 활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미 300개에 가까운 스타트업 벤처가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문제, 환경 문제, 식량 문제, 건강과 복지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 해결과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른바 딥테크 스타트업이 큰 특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정신이나 행동 능력은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도 불리며 일본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학문적 연구 자체와는 다른 소양과 행동력이 필요합니다. 유럽공동체(EU)에서는 기업가정신이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이며, 개인의 성장과 적극적인 시민성, 사회 참여와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일찍부터 교육의 중요한 시책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와 미국교육위원회 등에서 요직을 역임한 노스이스턴대학교의 조지프 아운(Joseph E. Aoun) 총장은 ‘기업가정신, 특히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대학에서도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학발 스타트업-벤처의 번영과 함께 기업가정신 양성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으며 본교의 대학원 공통-횡단 교육의 일환으로 기업가정신 양성 코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혼신의 힘을 다한 학술연구의 성과를 눈에 보이는 가치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은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형태를 택하든 자신의 학문적 연구 성과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건강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는 존중받아야 할 것이며, 이는 여러분의 학술적 연구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능력주의의 시대’ 혹은 ‘meritocracy의 시대’를 외치며 개인은 사회 속에서 그 기여도에 따라 평가받고 대우받아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기회의 평등입니다. 즉, 기회만 평등하게 주어지면 나머지는 모두 개인의 능력에 달려있다는 것으로, 미국 사회에서의 표어는 ‘You can do it, if you try’였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지나친 능력주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이 오늘날 사람들 사이에 과도한 격차를 낳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종종 성공자의 오만함으로 이어져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고 특정 집단 내에서는 이기적인 개체가 진화론적으로 유리하다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자연선택설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하버드대 명예교수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 박사는 개미, 벌 등의 자기희생적 행동을 분석하여 이러한 사회성 곤충의 이타적 행위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사회성 발달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윈도 자연선택에 따르면 한 집단 내에서는 ‘이기적인’ 개체가 유리하지만 ‘무리 대 무리’의 경쟁에서는 ‘이타적인’ 개체가 더 많이 포함된 집단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집단 선택이라고 불렀습니다. 윌슨 박사는 분업과 협업과 같은 ‘이타적’ 특성이 진화 과정에서 계승되는 것, 즉 인류의 진사회성(eusociality)이라는 특성의 진화는 이 다윈의 집단 선택설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정하다는 착각’ 속에서 사회적 격차가 확대되는 풍조에 항거하여 집단 내 개인의 이타성의 증가가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은 샌델 교수가 말하는 ‘공공선(Common Good)에 대한 기여’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이제 여러분은 본교 대학원에서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최첨단 연구를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여러분은 여러분의 연구 성과가 사회로부터 존중받으며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음으로써 비로소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시고, 진정한 엘리트로서 열심히 노력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제 인사 말씀을 갈음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