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대학원 추계 학위수여식사(2022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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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대 총장 미나토 나가히로(湊 長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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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수여받는 92명의 여러분, 석사(전문직) 학위를 수여받는 4명의 여러분,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224명의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 중에는 164명의 유학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합산하면 교토 대학이 수여한 석사 학위는 88,248명, 석사 학위(전문직)는 2,356명, 법무 박사 학위(전문직)는 2,649명, 박사 학위는 47,433명입니다. 교직원 일동과 함께 여러분의 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대학원 학위 연구의 중요한 기간 대부분을 3년 가까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내셨습니다. 본 대학원에서의 학술연구 활동이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러분이 각자의 학위연구를 관철, 수료하시고 오늘 이날을 맞이하게 된 것에 큰 경의를 표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정식으로 교토 대학 대학원 학위 보유자가 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계속해서 아카데미아의 세계에서 혹은 실제 사회에서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므로 이번 학위 수여는 도달점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897년에 설립된 교토 대학은 올해 창립 12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교토 대학은 큰 변화를 이루어 왔습니다만, 특히 최근 변화가 컸던 곳은 대학원입니다. 25년 전 창립 100주년 당시 교토대학에는 11개의 대학원 연구과가 있었고 대학원생 수는 약 6,900명이었는데 현재 대학원 연구과는 18개에 달하고 대학원생 수는 입학 준비 연구생을 포함하면 약 10,000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상근 교직원 수도 총 7,500명에 육박해, 박사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에 이르러서는 약 850명에 달합니다. 4반세기 동안 교토 대학은 분명히 ‘연구 대학’으로서의 특성을 강화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교에서는 11명이라는 아시아에서도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했습니다만, 그 중 7명이 최근 4반세기에 수상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18일에는 창립 12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서 본교와 연고가 있는 6명의 노벨상 수상자에 의한 기념 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분들은 물리학, 화학, 의학・생리학처럼 학술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세션에서 저는 세 가지 큰 공통점을 느꼈습니다. 하나는 그 과학과 사상의 바탕에 있는 강인한 독창성에 대한 지향입니다. 이는 결코 시대의 유행을 뒤쫓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이나 과제에 과감히 도전해 나가는 강한 자세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조 다스쿠 박사는 흔히 트렌드는 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공통점은 그 독창성을 뒷받침하는 자유로운 정신입니다. 노요리 료지 박사는 뛰어난 연구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든지 찾아간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현역 시절에는 미국, 간토, 간사이로 연구실을 옮겼는데 그것이 저의 연구의 폭을 넓히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은 진정한 독창적 연구는 반드시 사회적 가치의 창조로 이어진다는 강한 신념입니다. 이들 노벨상 수상자의 독창성의 기초에 있는 것은 결코 독단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적인 것입니다. 그 독창적인 연구 성과는 머지않아 소립자학, 유기화학, 분자생물학 등의 연구 영역에 새로운 전개를 가져오고, 나아가 다양한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과 에너지 변혁을 위한 중심적 기술개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뛰어난 과학자들의 남다른 독창성의 배후에 굳건한 보편성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위를 주는 교육과정으로서의 대학원'이라는 교육제도는 19세기 후반에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이 새로운 제도는 급속히 미국 전역의 주요 대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20세기 이후 미국이 세계 학술연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온 배경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수한 대학원생들이 최첨단 연구에 종사해 왔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the Best and the Brightest ‘최고의 가장 총명한 사람들’이 아카데미아뿐만 아니라 정치나 경제 등 사회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중심적·지도적 역할을 담당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위가 파워엘리트의 필요조건으로 여겨져왔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최근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는 그의 저서 <능력의 전제(The Tyranny of Merit)>에서 이러한 고학력자에게 만연하고 있는 과잉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해 논하고 이것이 대다수 시민에 대한 공감능력 상실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라는 사명감의 희박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으니 읽어본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학력은 능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이 책에 따르면 하버드대 학생의 3분의 2는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정 출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고학력자는 자신이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축복받은 환경보다는 본인의 노력과 근면함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샌델 교수는 이러한 능력주의 사회를 합리적인 공동체로 바꿀 것을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공공선 Common good에 기여하고 그 기여를 통해 동포인 시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때이며 사람들로부터 필요한 존재라고 여겨질 때이다’.

이러한 빛과 그림자를 내포하면서도 서양 국가의 학위 보유자 수는 오늘날에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 오늘날 일본의 학위 보유자 수는 인구비로 보아도 OECD 회원 선진국 중에서 지극히 적고, 게다가 서양 국가들과는 반대로 최근 보유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본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부과학성도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있으며 최근 장학금을 비롯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중입니다. 대학원생 수가 감소한 요인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일본에서는 학위 보유자가 그 자질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반드시 아직 충분히 조성되지 못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학위 보유자에게 기대되는 자질로는 전공한 학술 영역을 불문하고 공통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학위 연구 속에서 길러진 학식과 논리적인 연구 수행의 리터러시를 기반으로 다양한 과제에 창조적으로 맞서는 강한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변화와 대규모 재난, 감염병 팬데믹, 인구·식량 문제, 빈곤과 사회 격차 등 수많은 글로벌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러분의 진가는 다양한 학술의 전문 영역에서 길러온 학식이나 과학적 리터러시를 구사하여 앞으로 여러분이 어떤 역할을 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먼 길이더라도 여러분이 그 확고한 학식과 창조적 사고력을 통해 사람들과 사회에 기여해 주시고 ‘동포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됨으로써 일본 학위 보유자의 위상도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사회의 다양한 부임지를 향해 여행을 떠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번 학위 수여는 도달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새로운 세상에서 그동안 수련을 통해 길러온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활약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하며 축사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오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