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헤더를 건너뛴다language
교토대학
톱 페이지 >> 대학 소개
총장인사


 

◆2013년9월24일 박사학위 수여식 축사

제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193명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중에는 38명의 여성과 72명의 유학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교토대학 박사학위 취득자는 누계 40,364명에 이르렀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부학장님과 연구과장님, 학관장님, 학사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일동은 여러분의 학위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의 가족, 친구, 관계자 분들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오늘의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의 오늘이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뒷바라지해 주신 가족 여러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직원 일동도 이제까지 애써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노고와 지원에 대하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의 기쁨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에게 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Impossible n'est pas français."

 이 말은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로 인구에 회자되는 나폴레옹이 한 격언이지만 직역하면 불가능이란 프랑스적이지 않다가 됩니다. 왜 나폴레옹은 이 말을 했을까요? 이는 전권을 장악한 황제가 만들어낸 일종의 망상이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나폴레옹이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인한 하나의 경구, 즉 진실을 알리는 능숙한 표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것은 "이런 일, 나는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 순간에 모든 가능성의 싹이 잘려나가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즉,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망설임, 머뭇거림이 인간이 나아갈 수 있는, 혹은 나아가야 하는 잠재력을 모두 짓밟아 버린다고 훈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연구를 예를 들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연구란 '갈 연(硏), 궁구할 구(究)'라고 씁니다. 갈고 닦기를 반복해 문제를 발견하면 곰곰이 생각하고 최종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금욕적인 과정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달성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것입니다. 인간은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내는 천재입니다. 자금이 부족하다, 인원이 부족하다, 시간이 없다, 내 능력으로는 안 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등 얼마든지 할 수 없는 이유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혹은 '이런 일을 정말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사람들에게 놀림당하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든 시점에서 대부분의 일은 허사가 됩니다. 이는 불가능을 인정한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열정도 안 생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긍정적인 사고도 시들어 버립니다. 중요한 것은 겁을 먹거나, 주저하지 않고 한 번 열심히 해 보는 것입니다 . '해보자'와 '꼭 이루고 말겠다'는 말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해보자'와 '꼭 이루고 말겠다' 사이에서 단 한 순간도 의심을 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나폴레옹은 이를 잘 깨닫고 있었으며 일을 해내는 사람은 불가능일랑 생각해서는 안되므로 일을 해내고자 하는 동포에게 불가능을 입에 담는 일은 '프랑스적이지 않다'고 완곡한 표현으로 훈계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부정적인 견해를 배제하고 이제까지 단련해 온 자신을 믿고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 대학원에서 전문 분야를 심화하고 그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오늘 교토대학 박사학위 수여라는 형태로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유학생들에게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학문을 닦는 일은 보통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오랜 시간 노력한 연찬의 시간을 아낌없이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193명 여러분, 앞으로 누구에게도 겁내지 않고 무엇이든 맞서나가는 기개를 품고 개성을 발휘하여 전문성을 잘 살려 동일본대지진 이후 앞으로도 계속될 일본의 재건을 위해서 사명을 다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학문이란 진실을 둘러싼 인간관계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은 인간의 고통, 아픔을 깨닫고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서 연구성과뿐 아니라 풍요로운 인간관계의 꽃을 피우는 인생을 사시길 바랍니다.

 나폴레옹이 중국이 잠에서 깨어날 때 세계는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의미는 단순한 현재 중국의 약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서양과는 다른 전통과 사상을 갖고 있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고 그는 간파했던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과학기술이 진보해도 아시아에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어떠한 국면에서도 조화는 필요하고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인간이 관여하고 있는 한 일정한 절도를 갖춘 조화가 필요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즉 철학적인 제동을 걸면서 과학기술을 확실히 진보시키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런 시대를 여러분은 살아갈 것입니다. 자연과의 조화, 혹은 내가 마주보는 대상과 주체인 나의 조화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연구자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시아인은 이를 저절로 사고할 수 있는 기초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아시아의 강점을 나폴레옹이 예견했다고 한다면 과언일까요? 여러분은 본인의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회남자에 기록된 시공, 즉 시간과 공간이 혼재한 개념인 '우주'와의 조화를 항상 생각하는 시야가 넓은 연구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끔은 모교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교토대학과의 인연은 동창회와 평생학습을 통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교토대학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지탱하는 확실한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여러분도 모교를 꾸준히 사랑해 주시고 구미의 주요 대학이 기부를 통한 독자적인 재원을 확보하여 자립성과 발전성을 지켜나가는 것처럼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과거 유학생 선배들 중에는 모국으로 돌아가 해외의 23개 지역동창회 조직을 통해서 교토대학과 일본, 그리고 모국을 잇는 '인적 가교'로서 활약하는 분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꼭 동창회에 가입하셔서 교토대학, 나아가서는 일본과의 인연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학위수여를 받은 193명 여러분이 갖고 있는 능력을 모두 잘 살려 지금까지의 연찬의 과정에서 길러진 풍요로운 인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세계의 리더로서 높은 교양을 쌓아 크게 활약하시기 바라고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박사학위 수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up
?2006 Kyoto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