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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인사


 

◆2012년3월27일 2011년도 학부 졸업식 축사

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오이케 카즈오 전 총장님, 그리고 이사 겸 부학장님, 학부장님, 부국장님을 비롯해 교직원 일동과 함께 여러분 2,818명에게 학사 학위를 수여하게 되었습니다. 학사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학위를 받게 된 것에 경의를 표함과 더불어 축하드립니다. 교토대학의 115년 역사 속에 여러분을 포함하여 본학의 졸업생 누계는 191,105명으로 여러분 앞에 약 19만명의 선배님들이 졸업한 셈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가족분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오늘의 졸업식에 이르기까지 받은 수많은 지원에 대해서 대학을 대표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졸업생 여러분께는 지금까지 받아온 가족들의 부담과 지원을 명심하고 이번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가족분들께 솔직하게 전하길 바랍니다.

  일본은 작년 3월 11일 미증유의 동일본대지진을 겪고 복구를 위한 강한 망치 소리는 들리지만 아직 중반에도 이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난국에 여러분은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사회의 리더로서 교토대학에서 쌓은 인간력을 기초로 하여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여 세계를 무대로 하여 일본과 인류의 미래를 개척해 주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여러분은 각 전문분야로 나뉘어 앞으로 학문을 닦는 데 더욱 주력해 주십시오. 한편 사회에 진출하는 여러분은 직장에서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앞으로 날마다 맞서야 합니다. 어느 길로 나아가든지 앞으로 펼쳐진 긴 인생에서 대학 시절에 쌓은 지식과 체험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하는 시련에 부딪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는 대학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항상 유연하고 강인하게 숙고하면서 길을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예술 세계에서 예술이 관객의 마음에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허와 실 중 어느 쪽이라 할 수 없는 미묘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허와 실 뿐만 아니라 그 경계라 할 수 있는 피막이야말로 예술의 오묘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허실피막론은 에도시대 극작가인 치카마쓰 몬자에몬이 말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허실피막론이 예술 뿐만 아니라 인생 그 자체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매일 사고할 때 '허'와 '실' 양쪽을 놓고 합니다. '허'에는 '실'이 아닌 상태에서 지금 현실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고 싶다, 이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아직은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실현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상과 꿈을 '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실', 즉 현실은 우리 주변에 확실히 존재합니다. 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무것도 구체화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허'와 '실'을 오가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그 허실의 피막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서 마음 속의 의지를 이 세상에서 실현시켜 나가는 존재가 아닐까요?

  학문의 세계에도 허와 실이 있다고 합니다. 학문의 허실은 허학과 실학으로 대표됩니다. 실학은 알기쉽게 말씀드리면 실제로 도움이 되는 학문이고, 허학은 그렇지 않은 학문 즉, 직접 혹은 지금 바로 어떠한 도움은 안되는 학문입니다. 여러분이 배웠던 학문의 분야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 경계는 매우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이 보다 오히려 학문 속의 '허'와 '실'의 역할을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무릇 연구는 이성의 힘으로 '실'을 보면서 '허'를 추구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바꿔 말하자면 연구자의 날카로운 감성으로 실의 근원을 찾으면서 머릿 속에서 '허'의 세계를 구축하고 '실'의 근원을 규명해 내고자 합니다. 이와 같이 학문은 실체를 바탕으로 하여 실체로부터 동떨어진 추상론을 축적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실을 축적하는 것 만으로는 학문이라고 할 수 없고 이들을 추상화하여 원리원칙을 확립하는 것에 학문의 진면목이 있으며 이는 나아가서는 폭넓은 '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문도 그 본질은 이 허와 실이 대립하는 허실피막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허실피막에서 추상화되는 것은 일종의 이념과 현실의 싸움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뜻에 따라서 디자인된 이 허실피막이야말로 인생의 묘미와 진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허실피막의 두께와 풍요로움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이 지금까지 길러오고 앞으로도 축적해야 할 교양인 것입니다. 이것이 앞으로도 교양을 쌓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오늘 졸업식에서 하나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여러분을 교토대학은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졸업하는 여러분이 가끔은 모교를 찾아 대화 및 동창회 활동의 장으로써, 또한 평생 학습의 장으로써 교토대학을 인생의 축으로 삼아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길 바랍니다.

  졸업 후 사회에서 활약할 여러분에게는 다양한 장소에서 교토대학에서 익힌 자학자습의 정신을 잘 살려서 활약할 것으로 믿습니다만 한편으로 여러분의 모교인 교토대학에서 연구 교육을 계속할 연구자들에 대한 응원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석사과정으로 진학하여 대학원에서 연구를 계속할 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저는 교토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 되도록 내외적으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심신을 연마하고 마음을 닦으며 타인의 아픔과 사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균형감각을 키우고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사람으로서 활약하길 바라며 '허와 실' 사이를 심사숙고하며 나아갈 것을 기대하면서 학사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께 저의 인사 말씀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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