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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인사


 

◆2013년3월26일 2012년도 학부 졸업식 축사

제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何處春風無別離(하처춘풍 무별리)

 '당시선' 에도 수록된 설업의 한시의 한 구절입니다. 봄은 이별의 계절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사와다 토시오 전 총장님, 나가오 마코토 전 총장님, 오이케 카즈오 전 총장님, 명예교수님과 이 자리를 빛내주신 이사님, 부학장님, 학부장님, 부국장님을 비롯해 교직원 일동과 더불어 2,826명 여러분께 학사 학위를 수여하게 되었습니다. 학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학위를 취득한 것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함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오늘의 영광스러운 졸업식을 맞이하기까지 가족 및 관계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아낌없는 성원에 대해 대학을 대표해서 감사드립니다. 116년에 걸친 교토대학 역사 속에서 여러분을 포함한 본학 졸업생 수는 총 194,001명이 되었습니다.

 현재 사회는 교토대학 졸업생 여러분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일본 사회가 처한 상황 변화가 있습니다. 최근 십수년간의 경향으로서 일본의 국제적 위상 하락이 여러 면에서 지적되고 있습니다.기업은 시장의 글로벌화에 맞서 글로벌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생존 수단의 하나로써 이전보다 더 인재확보에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해외로부터 인재를 등용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인, 특히 교토대학 졸업생이 앞으로 활약하고자 할 때 보다 높은 전문성과 폭넓은 교양, 혹은 인격까지도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교토대학에서 배운 여러분은 학사라는 형태로 일종의 보증서를 받은 셈이지만 앞으로도 더욱 매진해 나가지 않으면 시대의 낙오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는 꼭 나쁜 것만이 아닙니다. 영국 BBC 방송이 요미우리신문 등과 실시한 '세계에 좋은 영향/ 나쁜 영향을 주는 국가'를 조사한 세계여론조사 결과가 작년 5월에 발표됐습니다. 이 조사는 세계22개국에서 실시되었고, 대상이 되는 17개 국가 및 지역이 '세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가' 아니면 '세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가'라는 설문에 응답했습니다. 결과는 세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국가로 일본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는 동일본대지진 후 일본인의 기즈나(유대)를 슬로건으로 삼은 다양한 지원과 도모이키(공생)의 모습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이 한몫을 톡톡히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례로 동일본대지진 후 약 5,700개의 금고가 경찰서에 보내졌으며 금고 속 현금 23억엔의 대부분이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에 구미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일본에는 이와 비슷한 실화가 많이 있습니다. 저의 일화로는 교토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뉴질랜드 연구자인 지인이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국립교토국제회관에서 울며 매달렸던 적이 있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그에게 "초조해 하지 마세요. 꼭 찾을 거에요."라는 말을 건네도 "현금이 들어 있어서 (지갑은)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라며 그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지갑에는 신용카드, 면허증 등 귀중품이 들어 있어서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을 마음속으로 굳게 믿으면서 위로의 말밖에 해줄 수 없었고 힘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말을 전하고 헤어졌습니다. 그 후 곧 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호텔에 도착했더니 지갑이 되돌아 와 있었습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를 살펴봐도 이런 나라는 없다며 감복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벌써 30년 전의 일입니다.

 이번 동일본대지진 후 이와 같은 일들이 각지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이 소식에 전세계가 놀랐습니다. 그리고 일본과 일본인을 새삼 다시 보게 된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좀 더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여러분은 전문 분야로 나뉘어 더욱 깊이 학문을 갈고 닦을 것입니다. 그 유명한 나쓰메 소세키도 지적했듯이 전문성이 심화함에 따라 자칫하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으니 그리 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사회에 진출하는 여러분은 직장에서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앞으로 매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어느 길을 택하던지, 앞으로 기나긴 인생에서 대학시절에 습득한 지식과 체험으로는 불충분해, 어찌할 바를 몰라서 주저하는 시련에 몇번이고 직면할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미래를 꿋꿋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에 관해서 여러분께 조언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교토대학에서 일정한 학력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앞으로도 계속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각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고 자신의 전문분야의 주변분야도 포함해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욕심을 가지고 쌓기를 권합니다. 여기서 끝난다면 그냥 '학문'을 강조한 것이 되어버리고 말지만, 여러분께서는 학문의 힘과 똑같이 중요한 나머지 세가지 힘을 연마해 주시길 바랍니다.

 둘째는 이마, 즉 이마 뒤에 있는 전두엽의 힘입니다. 창의력과 배려심을 담당하는 기관이 전두엽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헤아리는 일, 즉 어떤 일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지, 어떤 일이 내 주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잘 생각하고 헤아리는 능력입니다. 현대와 같은 복잡한 사회에서 리더로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일종의 지혜에 해당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독선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주변 사람과 함께 그 어떤 일도 이루어내기 힘들 것입니다.

셋째는 의사소통을 창출하는 힘입니다. 이는 웅변을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웅변이 아니어도 성심성의껏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힘입니다. 교토대학이 '자학자습(自學自習)'의 교육이념과 함께 중요하게 여겨온 '활달(闊達)한 대화'의 의의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중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건강을 유지하면서 훌륭한 인간으로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먹는 힘, 잘 씹는 힘도 필요합니다. 이는 셋째의 의사소통을 창출하는 힘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옛말에 배가 고파서는 싸울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먹을 수 없으면 큰일 납니다.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 걱정이 없지만 연하 능력이 떨어지거나 충분히 씹을 수 없으면 제대로 된 아이디어도 떠올릴 수 없습니다.

 넷째는 즐기는 힘입니다.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면 수많은 역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라도 그 일을 즐겁게 받아들이냐 고통으로 받아들이냐, 짜증스럽게 여기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즐기는 힘도 길러둬야 합니다. 여러분이 배우는 힘, 배려와 창조력을 위한 힘, 대화와 건강을 위한 힘, 즐기는 힘, 이 네가지 힘을 잊지 않고 갖추는 게 저의 바램입니다.

 오늘 졸업식으로 하나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출발점에 선 여러분을 교토대학은 앞으로도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 졸업하는 여러분, 가끔 모교를 방문해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교토대학을 동창회 활동의 장으로, 또한 평생 학습의 장으로, 그리고 인생의 버팀목으로써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졸업 후 사회에서 활약하는 여러분께는 다양한 장소에서 교토대학에서 습득한 자학자습의 정신을 잘 살려 활약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또 한편으로 모교인 교토대학에서 연구교육을 계속하는 지인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석사과정에 진학해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저는 교토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여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는 대학이 되도록 대내외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학업을 쌓고 심신을 연마하며 마음을 닦고, 남들의 아픔과 사회의 문제를 민감하게 반응하고 활발한 대화를 소중히 하여 인생을 즐기는 네 가지 힘을 겸비한 인내심 강한 사람으로 활약해 주기를 바라며 학사 학위를 취득한 여러분께 전하는 저의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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