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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9월24일 박사학위 수여식 축사

제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200명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중에는 50명의 여성과 57명의 유학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교토대학 박사학위 취득자는 누계 39,549명에 이르렀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부학장님, 연구과장님, 학사장님, 교육부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일동은 여러분의 학위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의 가족, 친구, 관계자 여러분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오늘의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위를 받는 여러분들의 지금이 있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여러분을 뒷바라지해 주신 주변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직원 일동 또한 이제까지 애써주신 가족분들의 노고와 지원에 대해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오늘의 기쁨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적을 두었던 대학원은 어려운 연찬의 장이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는 몇번이나 좌절할 뻔하고 고뇌하는 나날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유학생 여러분에게 있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학문을 닦는 일은 보통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대학원에서 전문 분야를 심화하고 그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오늘 교토대학 박사학위 수여라는 형태로 인정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누구에게도 겁내지 않고 맞서나가는 기개를 품고 이제껏 갈고닦은 개성과 각자의 전문성을 잘 살려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앞으로도 계속될 일본의 재건 노력에 사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학문이란 진실을 둘러싼 인간관계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에게는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민감하게 느끼고 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서 연구성과라는 꽃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인간관계의 꽃을 피우는 인생을 살아주시길 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대부분은 앞으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일하게 될 사회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바로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이 여러분을 크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항상 과감하게 도전하여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서 학계, 재계, 관계에서 국제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리더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의 경험담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저는 박사과정을 밟지 않았습니다. 학위는 논문박사입니다. 공학부를 졸업하고 조수시절 초기에는 산업계의 사람들과 함께 인공위성을 만드는 현장에서 5년 정도 일했습니다. 산업계 현장은 저에게는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산업계도 대학도 모두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산업계와 대학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산업계는 세상에 내놓는 제품, 특히 우주 관련 제품의 경우 엄격한 안전기준이 있습니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합니다만 전자회로를 만들 때 예전에는 반도체나 개별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공정은 발사 시의 진동 및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포팅 작업을 합니다. 포팅이란 굳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저항이나 콘덴서 등이 과거에는 단체 부품으로 숲처럼 기반에 꽂혀 있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납땜질을 한 것이라도 진동으로 쉽게 뽑힐 수 있습니다. 이를 고무처럼 실리콘 수지로 전부 고정시키는 작업이 바로 포팅입니다. 부분 만을 굳히는 방법도 있고, 기반 전체를 완전히 봉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완전히 봉인할 경우 공기가 들어가면 우주는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봉인 부분에서 공기가 새나가 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깨지거나 틈새가 생기면 방전되어 회로가 파괴되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팅 작업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그 어려움은 제품을 취급하는 현장이 아니면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완성품에 대해서 회사의 경우 독립기관이 제품을 검사합니다. '검사의 귀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와서 한 번 쓱 훑어보고,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를 바닥에 내던지거나 발로 쾅쾅 밟아 누릅니다. '악' 하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렇게 막 다루면 전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노심초사했던 기억과 한편으로는 녹록지 않은 산업계의 현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산업계 사람들과 함께한 이러한 경험을 한 후 이학부 사람들과 이론면에서 함께 일했습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나고야대학 플라즈마연구소에서 실험도 했습니다. 이후 거대한 진공 체임버가 일본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우주과학연구소에 가서 주야로 실험을 했고 한발 앞서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후 계산기 시뮬레이션 관련 일도 했습니다. 도쿄대학 계산기센터, 교토대학 대형계산기센터, 나고야대학 플라즈마연구소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결국에는 스탠포드대학, UCLA, NASA에도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되돌아 보면 저의 젊은 나날은 무사수행의 연속이었습니다.

 특정 장소에 있으면 그 특정 경험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분명 그곳에는 암묵지가 있으며 배경이 되는 문화와 전통이 있습니다. 이는 그곳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같은 곳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되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젊었을 때 자신의 분야와 다른,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의 사람들과 접하는 경험을 하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본인이 지금 갖고 있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수년간 연구생활을 하고 일본에 돌아왔다고 그냥 말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만 미국의 경우 한 곳에 머무르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마도 치열한 경쟁과 많은 것을 다양한 곳에서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폭과 지식을 넓혀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폭이 넓으면 넓을 수록 창조하는 기회도 커지게 됩니다. 창조하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말하면 요소 간의 새로운 결합입니다. 그 조합의 수가 많아지면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합의 수는 짜맞추는 요소 수가 많아지면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순열, 조합을 떠올리면 5개의 서로 다른 것에서 2개를 선택하는 조합 수는 10가지, 요소가 10이 되면 45가지, 요소가 100이 되면 4,950가지가 됩니다. 조합은 쌍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세어보면 기하급수적으로 가능성은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창조성은 무한대로 커지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마도 그런 경험의 사람일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제품은 '기술(technology)과 인문학(Liberal Arts)의 교차점'에서 탄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이란 교양을 말합니다. 여러분의 배움은 오늘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긴 인생 속에서 앞으로 보다 심각한 난제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 때 여러분의 배움의 터전인 교토대학을 떠올려 배움의 초심으로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상으로 시야를 넓혀서 국제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필수적인 교양을 쌓길 바랍니다.

 또한 기회 있을 때마다 모교를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교토대학의 인연은 동창회와 평생의 배움을 통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교토대학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지탱하는 확고한 축이 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여러분도 모교를 사랑해 주시고 구미의 주요 대학이 기부를 통한 독자적인 재산을 확보하여 자립성과 발전성을 지켜나가는 것과 같이 여러분들의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유학생 여러분의 선배들 가운데는 모국으로 돌아가 국가의 믿음직한 기둥으로서 혹은 동창회 조직을 통해서 교토대학과, 더 나아가서는 일본과 모국을 잇는 '인적 가교'로서 활약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여러분에게도 동창회 가입을 통해서 교토대학, 더 나아가서는 일본과의 인연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평화의 기초가 되는 진정한 우호와 국제협력을 이루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박사학위를 받은 200명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두 잘 살려 지금까지의 연찬과정에서 길러진 풍요로운 인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세계의 리더로서 높은 교양을 쌓아 크게 활약하시길 바라고 저의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박사학위 수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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