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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인사


 

◆2012년4월6일 2012년도 학부 입학식 축사

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벚꽃 필 무렵의 흐린 날씨 속에 히가시야마산이 보이는 이곳 '미야코멧세'에 모인 3,027명 여러분, 교토대학 입학을 축하합니다. 이무라 히로오 전 총장님, 나가오 마코토 전 총장님, 오이케 카즈오 전 총장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부학장님, 각 학부장님, 부국장님 및 교직원분들과 함께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오랜 기간 동안 힘들게 공부하여 멋진 결실을 맺은 것에 대하여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여러분들을 뒷바라지 해주신 가족분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국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구와 재건은 중반에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재해지에서 멀리 떨어진 교토에서도 끊임없이 마음을 쓰고, 재해지의 어려움을 내 일로 여기며 복구와 재건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대학에 입학하는 여러분은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공헌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대지진 후 사회의 리더로서 미래의 비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 저는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대다수는 앞으로 50년은 더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만 그 반세기 앞을 전망할 수 있습니까? 교토대학에 입학하는 여러분에게는 일본의 리더로서 먼 미래를 전망하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인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장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학술이 쌓아온 데이터의 축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 위에 무엇을 해야 자신이 이상으로 하는 사회 혹은 세계가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때 바람직한 풍요로운 미래상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세계관과 철학, 뜻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고도로 분업화된 전문가 사회입니다. 대학의 하나의 기능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전문분야를 심화하여 기존의 지식에 어떠한 새로운 것을 부가하는 공헌이 연구 작업입니다. 이윽고 작은 공헌들이 모여져 커다란 학술체계가 구축됩니다. 이야말로 학술을 형성해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그 역사적인 과정에 학사과정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졸업연구 등으로 작지만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는 전문분야에 전념한 나머지 부분에만 몰두하고 전체상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스스로가 전공하는 학문분야의 기초와 응용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것 뿐만 아니라 고교시절에 고전을 충분히 즐길 수 없었을 여러분이야말로 대학에서 그레이트북스에 수록되어 있는 고전을 읽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다른 분야의 폭넓은 소양과 주변 지식을 교양으로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이를 토대로 사물의 분질을 꿰뚫고 다원적으로 판단하는 역량을 키우길 바랍니다. 또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 빨리 자신의 사상과 인생 철학의 골격을 세우고 이에 살을 붙여서 4년 후에는 지금 본인의 모습과는 다른 자신을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이와 함께 여러분은 시대가 요청하는 국제성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국어 능력 만이 아니라 역사를 배우고, 자국의 문화와 그 배경지식을 쌓아서 자신의 생각을 국제사회에서 주장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력, 발언 능력과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개진할 수 있는 적극성과 자주성을 키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습과 경험도 필요합니다. 대학시절에 계획과 준비를 제대로 한 후에 해외 유학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대학은 체제를 정비하여 여러분이 활약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학생활을 시작할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절망한 적이 있습니까? 이러한 갑작스러운 질문에는 원전이 있습니다. 평론가 가메이 카쓰이치로씨의 '사랑의 무상에 관해서'라는 저서 속에 가메이씨는 자신이 만약 대학 입학 시험관이라면 반드시 묻고 싶은 질문이라고 이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입학 허가를 받고 미지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에 차 있는 여러분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냐면 여러분에게 젊은 시절의 절망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가메이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를 뼈아프게 느끼고 자신의 무력함과 공허함을 사무치게 느꼈을 때 인간은 절망합니다." 그리고 동물과 어린이는 절망할 줄 모른다고 말한 후 인간이 되려고 하는 자만이 절망할 수 있으며 절망만이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진통 그 자체이며 절망하지 않는 청춘은 어딘가 적당히 얼버무리고 흘려버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간판단의 기준으로써 절망에 대해서 묻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절망을 경험한 적이 있는 여러분은 절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신에서 새로운 자신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입니다. 새로운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와쓰지 테쓰로씨가 말하는 '인생의 가장 큰 위기 중 하나'인 청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육체의 성장과 밝고 활기찬 감수성이 여러분을 향락의 세계로 유혹합니다. 이것이 여러분 앞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급함과 절망은 청춘의 특징'이라고 갈파한 가메이씨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교토대학에서의 배움의 기회는 진리 탐구의 길을 스스로 걷고자 하는 자에게 널리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때로는 불꽃 튀는 치열한 사고의 대립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말고 '활발한 대화'와 상대방의 입장,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도 잊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소중히 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유의해 주십시오. 이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한다는 '자중자경(自重自敬)'의 사고는 1897년 본학의 제1회 입학 선서식에 유래합니다. 자중자경의 마음가짐을 설명한 기노시타 히로지 초대 총장은 글로 이 말을 본학에 남겨주셨습니다. 그 글귀는 현재 총장 응접실에 장식되어 있습니다. 또한 기노시타 총장은 '자중자경'의 마음가짐과 함께 '고로 여러분은 이미 후견을 벗어난 자로서 나는 여러분을 대하겠다'라고 언급하며 '자립과 독립'을 학생들에게 권장하셨습니다. 저는 이와 더불어 스스로를 연마하고 자신을 믿게 하는 '자단자시(自鍛自恃)'의 마음가짐을 갖추길 바랍니다. 앞으로 가족들과 관계자 여러분께는 대학생활을 위해서 일정한 도움을 부탁드리게 될 것입니다만 우리 교직원들처럼 입학생을 독립한 개인으로서 대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현재 교토대학에는 약 3,000명의 교원과 2,500명의 직원, 22,000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교토대학 재학 중에 만나서 이루게 될 인간관계는 반드시 미래의 여러분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학업에서 만나는 인연 뿐만 아니라 과외활동이나 기타 만남을 소중히 하여 평생의 친구를 얻고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적극적으로 인간관계 맺어나가길 바랍니다. 저희 교직원들은 전통을 기초로 하여 혁신과 창조의 매력, 활력, 실력을 갖춘 교토대학을 지향하며 대학의 교육 및 연구환경의 내실화에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가족분들과 관계자 여러분께는 앞으로도 본학의 지원과 응원을 진심으로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마천 사기에 '좋은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으며 찾아온다고 해도 놓치기 쉽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회는 얻기 어렵고 잃기 쉬운 것으로 지금이 절호의 기회임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여러분 앞에 펼쳐진 지금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발랄하고 빛나는 교토대생이 되어줄 것을 기원하며 저의 입학식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교토대학의 입학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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