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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인사


 

◆2011년4월 7일 2011년도 학부 입학식 인사말

제 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오늘, 물길 수면에 벗꽃이 비치는 이 “미야코멧세”에 모이신 3,031명의 여러분. 교토대학 입학을 축하합니다. 내빈으로 참석하신 오이케 가즈오 전 총장 겸 명예교수, 열석하신 부학장, 각 학부장, 부국장 및 교직원 일동과 함께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오랜시간 힘들었을 면학의 성과가 훌륭하게 결실을 맺은 것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나아가 지금까지 여러분의 뒷바라지를 해오신 가족과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국난이라 할 거대 지진과 쓰나미, 이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와중에 본 입학식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 전례 없는 거대 지진과 쓰나미는 수 많은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번 동일본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 피해지역에 가족과 친인척, 친구 지인이 있으신 분들 및 각 피해지역 출신의 입학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거국적인 구원 및 복구 활동이 추진되고, 부흥 계획이 검토되기 시작한 이 시기에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여러분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지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인들이 서로 도우며 질서 정연한 행동을 유지함으로써 일상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일본인이 존중해온 “화합”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자조와 공조는 우리 일본인의 긍지입니다. 피해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교토에서도 피해지역의 고통을 나누고 멀리 마음을 보내며 복구와 부흥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동일본대지진에서는 현대 첨단과학기술이 결집한 각종 시설도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 쉽게 무너져 결국에는 커다란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를 단락적으로 과학의 한계라고 인식하는 허무주의에 빠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견문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러한 지식과 견문에 입각하여 행정기관과 각종 사업자가 위험과 재해를 어디까지 경제적으로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수준을 상정하였기에 사회는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틀이 정말로 옳은 것이었는지, 앞으로의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여러분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조금 시야를 넓혀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얼핏 보기에 안정되어 있을 것 같았던 대지가 변동을 계속하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질적으로는 불안정한 기반 위에 우리는 문명을 구축해 왔습니다. 또한 한정된 자원이 무한정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경제성장을 통해 생활의 안락함과 편리성만을 추구하는 세대라고 차세대가 인식할 수도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구가 인류문명을 지탱하는 한계에 이르고 있음이 다양한 징후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사실로 마루어 보아, 이제는 문명의 바람직한 모습을 재고할 시기에 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은 역사를 통해서 과거를 배우고 여기에 현대의 지식을 조합시킴으로써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바람직한 모습을 구상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일본에는 지구촌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식견을 지닌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대부분은 앞으로도 50년은 더 살게 될 것입니다만 그 반세기 후를 전망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교토대학에 입학한 여러분은 먼 장래를 전망하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지향하시기 바랍니다.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축적해 온 학문을 통해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이 무엇을 해야 자신이 이상으로 여기는, 혹은 세계가 이상시 하는 사회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세계관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현대사회는 고도로 분업화된 전문가 사회입니다. 대학의 기능 중의 하나가 그러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전문분야를 깊게 탐구함으로써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사실을 부과하는 공헌을 하는 것이며 또한 이러한 과정이 바로 연구의 과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윽고 작은 공헌이 결집되어 장대한 학문체계가 구축됩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것이야 말로 학문의 형성과정인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 역사적 과정에 학사과정을 마무리 짓는 졸업연구 등으로 작게나마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단, 전문가란 전문분야에 전념한 나머지 부분에 매몰하여 전체를 보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폐단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도 전공분야의 기초 및 응용과 연계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면서, 얼핏 보기에는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기타 분야에 대해서도 폭넓은 소양과 주변 지식을 탐욕적으로 터득하여 이를 바탕으로 다원적으로 판단하고 사물의 본질을 간파하는 역량을 겸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 한 빠른 단계에 스스로의 사상과 인생철학의 골격을 형성하고 살을 붙여 나감으로써 4년 후에는 지금의 자신과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시기를 바랍니다 .

  교토대학에서의 배움의 기회는 진리탐구의 길을 스스로 걷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때로는 농후하고 격정적인 대화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말고, “활달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존중하는 것을 잊지 말고, 아울러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세를 키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중자경”의 개념은 1897년에 거행된 교토대학 제 1회 입학 선언식에서 유래합니다. 이 마음가짐을 설명하신 기노시타 히로지 초대총장은 서필로 그 말씀을 남겨 주셨습니다. 그 서필은 지금도 총장 응접실에 걸려 있습니다. 또한 기노시타 총장은 “자중자경”의 마음가짐에 이어 “따라서 나는 제군을 이미 보살핌을 벗어난 자들로서 대우할 것이다”고 말씀하시면서 “자립독립”을 학생들에게 권장하셨습니다. 가족과 관계자 여러분께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대학생활을 위한 일정의 지원을 계속하시게 되겠습니다만 우리 교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입학생들은 독립된 개인으로 처우하실 것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현재 교토대학에는 약 3,000명의 교원과 2,500명의 직원, 22,000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교토대학 재학중에 만나고 형성되는 인간관계는 장차 반드시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 줄 것입니다. 학업을 통해서 만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과 그 밖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평생의 지기, 벗을 얻어 많은 이들과 생각을 나누고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한 줄기가 되도록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직원들은 전통에 기초한 혁신과 창조의 매력 활력 실력이 넘치는 교토대학을 지향하면서 대학 교육과 연구 환경의 충실화에 임해 갈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임석하신 가족과 관계자 여러분께는 교토대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응원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에도시대에 대단히 정밀한 “대일본 연해여지전도”라 불리는 실측지도를 제작한 이노 다다타카의 행적과 그가 남긴 말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노 다다타카는 50세에 칩거한 후, 심기일전하여 19살이나 나이가 어린 다카하시 요시토키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서양천문학, 수학, 서양역학을 익혀 정확한 측량기술을 확립하였습니다. 그 후 55세인 1800년부터 71세인 1816년까지의 17년 동안 전국각지를 측량하여 일본국실측지도를 제작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이노 다다타카는 “정신을 쏟아 부으면 자연스레 신묘한 경지에 달하여 치밀하고 또한 치밀함을 추구하였다”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 의미는 한 곳에 정신을 집중시키면 공부와 업무에도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겨,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스스로가 집중해야 할 한 곳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시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건강에 유의하시고 다양하게 스스로의 가능성에 주위를 기울이면서 힘껏 노력하여, 빛나는 교토대학생으로 성장할 것을 기원하면서 입학식 축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교토대학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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