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헤더를 건너뛴다language
교토대학
톱 페이지 >> 대학 소개
총장인사


 

◆2011년 3월 23일 2010년도 교토대학 대학원 학위수여식 인사말

제 25대 총장 마쓰모토 히로시

  지난 3월 11일 동북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전대미문의 거대한 지진과 대형 쓰나미로 인해 수많은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우 가슴아픈 일이며, 그 속에 본 대학의 4학년 학생들 3명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관계자 일동 모두에게 정말로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하는 바입니다.

  또한 이 대지진의 참극과 이어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 해당 피해 지역에 가족과 친인척, 친구, 지인이 있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교토대학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각오입니다.

  교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수여 받을 2,164명의 학생 여러분, 석사(전문직) 학위를 수여 받을 142명의 학생 여러분과 법무박사(전문직) 학위를 수여 받을 201명의 학생 여러분, 또한 박사 학위를 수여 받을 612명의 학생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오늘 학위를 수여 받을 3,119명의 학생 여러분들 중에는 708명의 여성과 262명의 유학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토대학이 지금까지 수여한 석사호의 누계는 63,468명, 석사호(전문직) 622명, 법무박사호(전문직) 1,095명, 박사호 38,458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석하신 부학장, 연구과장, 학사장, 교육부장, 연구소장을 비롯한 교직원 일동과 함께 학생 여러분의 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학위를 수여 받게 될 학생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 관계자분들께서는 이 학위수여식에 큰 기대를 품고 이 자리에 계신 줄로 압니다. 그리고 학위를 수여 받게 될 학생 여러분 또한 이러한 주위 분들의 오랜 시간에 걸친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안고 있을 것입니다. 이 식전이 끝나면 그 감사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하십시오. 우리 교직원 일동도 오늘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가족분들의 수 많은 노고와 지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오늘의 이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다녔던 대학원은 아마도 여러분에게는 힘든 연마의 장이였을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몇 번이나 좌절을 느끼며 고뇌에 찬 나날을 보냈던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대학원에서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전문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오늘 교토대학의 학위 수여란 형식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오늘 이후로 그 누구도 겁내지 말고 스스로의 학위를 긍지로 삼아 개성을 발휘하며, 터득한 전문성으로 유례없는 국가적 위기에 처한 일본을 소생시키고 부흥시키는 커다란 원동력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학생 여러분에게 부여된 사명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인류가 직면한 다사다난한 문제 및 과제에 과감히 도전하여 이러한 문제 해결에 크게 공헌할 것을 기대합니다. 학문이란 진실을 둘러싼 인간관계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은 인간의 고통과 아픔을 민감하게 느끼고 또한 상대방의 입장과 인류사회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하늘에 부끄럽지 않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걸어가는 인생을 살아 주시기 바랍니다.

  석사 학위, 석사(전문직), 법무박사(전문직) 학위를 수여 받는 여러분 중에는 독창성 넘치는 석사논문을 완성시킨 사람과 각자의 전문분야의 성과를 통해 그 진수를 엿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경험을 인생의 기반으로 삼아 각자의 진로에서 한층 더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는 사람에게는 그 전문분야에서의 더욱 깊은 지식과 넓은 학식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전문성의 심화를 통해 아직까지 성취되지 않은 독창적인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긍지와 자신감은 오늘 박사 학위를 수여 받는 학생 여러분의 인생의 앞날에 큰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이 개척한 연구 중에는 역사에 길이 남는 것도 있을 것이며 또한 그 주제 자체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부화될 운명을 맞이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창조해 온 과정에서 학생 여러분이 쏟은 노력과 체험한 고민 그리고 성취의 기쁨은 학생 여러분의 인격을 형성해 왔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고통과 직면하였을 때, 추구해야 할 과제의 방향성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박사논문의 완성을 위해 학생 여러분이 그 동안 기울인 노력을 상기하면서 미래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와 신념을 불러일으키기 바랍니다.

  오늘 저는 명치시대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애꾸눈’의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예술을 논한 수필 “비전문가과 전문가”에 나오는 것입니다. 매우 짧아 충분히 다듬어진 작품은 아니라고 저자는 평하고 있습니다만, 소세키는 이른바 프로페셔널이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현해탄의 현(玄) 자와 사람 인(人) 자를 쓴 “현인”이 아닌 “검은 사람”, 즉 ‘흑인(黑人)’으로 표기하여 ‘쿠로우토’라고 읽고 있습니다. 그 작품에서 현인이 빠지기 쉬운 시야 협착의 메카니즘을 밝혀내면서 그 폐해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소세키에 따르면 “흑인은 국부(局部)에 밝으면서 ‘대체(大體)’를 안중에 두지 않는 ‘변인(이상한 사람)’으로 변했다”. 여기서 소세키가 말하는 ‘대체’란 전체상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 폐단에서 벗어나 있는) 비전문가는 그 어리석음을 느끼면서도 흑인(전문가)에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흑인은 더욱 더 조장되어 세세하고도 세세한 부분만을 추구해 간다. 그럼으로써 본인은 훌륭하게 진보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실로 고도로 세분화된 학술 분야에도 적용되는 경고라 할 것입니다. 근대 과학은 17세기에 활약한 자연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주창한 요소환원론에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즉, 현상을 세부의 단순한 사상의 합성으로 이해하고, 개별적인 단순 사상의 해석을 치밀하게 추구함으로써 원래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세부적인 분해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더 세부적인 분해를 통해 연구를 진행시킵니다. 분명 이러한 방법으로 근대 과학은 비약적으로 진보하였으며 수 많은 현상의 이해의 폭을 확대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현상을 요소로 환원하여 세부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방법만으로는 커다란 윤곽을 지닌 근본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한 몇가지 사례 정도는 금새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흑인(전문가)’은 자세한 논의는 가능하나 사물의 전체상, 즉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향해 진전하지 못하는 경우에 빠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편 비전문가는 전문가처럼 자세하게 관찰하는 기술력에서는 떨어집니다만, 그 대신 전체상을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전문과정을 마친 학생 여러분에게도 세부를 분석하려는 열의가 높으면 높을수록 전체상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법이란 말씀을 드립니다. 이는 소세키도 간파하고 있듯이 인간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께서는 오늘을 계기로 전문성과 아울러 전체를 바라보는 비전문가적인 안목을 잃지 말고, 나아가 그 안목을 자신의 전문분야와 연관된 사회와 인생에 대해서도 늘 성찰하는 태도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비전문가의 효능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소세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세운 문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새로운 문을 세우고자 하는 이상 그 사람은 순수한 비전문가이여야 한다”. 왜냐하면 개척자는 신천지에 첫 발을 내딛는 이를 말하며, 이미 개척된 분야에서는 처음에는 비전문가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송사에서 즐겨 인용한 “자아(自我)작고(作古)”, 즉 ‘나보다 오랜 것(古)을 만들어 내는 (作) 정신’과도 통하는 것입니다. 이는 스스로가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요즘식으로 말하면 이노베이션의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비전문가로서 솔선하여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이 앞으로 걷게 될 인생에서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이 요구될 시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는 학생 여러분의 배움의 터였던 이 교토대학을 상기하면서 기본으로 되돌아 가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때론 모교를 방문해 주십시오. 여러분과 교토대학의 인연은 동창회와 평생의 배움을 통하여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교토대학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기축으로서 그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국가의 위기적인 재정 상황과 국난이라 할 수 있는 대지진의 상황 하에서 교토대학도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교토대학도 더욱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강하고”, “현명한”대학으로서의 모습 뿐만 아니라 “사회의 변화를 민감히 읽어내어 그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대학”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여러분께서도 모교를 따뜻하게 지켜 봐 주시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더불어 먼저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토대학은 여러분의 인생의 기축으로서 걸맞는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학위를 받은 3,119명의 학생 여러분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금까지의 연구 과정에서 길러온 풍부한 인간력을 계속해서 수련하여 세계의 리더에 걸맞는 수준 높은 교양을 갖춰서 활기차게 활약하실 것을 기원하면서 축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up
?2006 Kyoto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